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저학년 영어공부] 우리말 잘하면 영문법도 쉬워요

by 걷기동행 2006. 4. 22.
SMALL

[저학년 영어공부] 우리말 잘하면 영문법도 쉬워요

[조선일보 2006-04-10]

 

무조건 외우면 어렵게만 느껴
예문 통해서 원리를 깨우치게

 

영어학습을 시작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은 영어의 유창성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교육 영어를 시작한 첫 세대인 현재 고3 학생들이 지금 대학생 세대들과 영어에 대한 시각이 상당히 세련된 것과 특히 듣기 능력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보면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되었던 조기 영어교육이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 측면이 더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영어학습을 좀 더 일찍 시작할수록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단정짓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영어는 어디까지나 ‘제 2 언어(second language)’이다. 영어를 잘하게 한다는 미명 하에 우리말 발음이 영어화된다든가, 일상생활에서 영어 어휘를 주로 쓰고 우리말은 조사 정도 쓰는 것을 칭찬해 주면서 용인해서는 안 된다. 모국어에 대한 정확한 구사부터 갖추어야 외국어에서도 진정 빛을 발할 수 있다.

 

둘째,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정체성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영어를 잘하고자 함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영어를 강력한 생존의 무기로 활용하고자 함이다. 21세기 이후 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 : 외국인을 위한 영어교수법) 등 국제 학술 회의에서 ‘World Englishes’라는 신개념이 도입되면서 이른바 영어 원어민과 똑같은 영어를 구사하지 못해도 의사소통만 가능하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미국, 영국적인 것에만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대한민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우리말 구사를 잘하면 영문법도 수월해진다. 앞서도 말했듯 모국어에 대한 기반이 탄탄한 학습자는 외국어 습득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월등한 성취도를 나타낸다. 범위를 좁혀 영문법에 관해서만 보아도 우리말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학생들에게 영어와 우리말에 대한 비교, 대조 분석을 통해 영문법을 가르치면 대단히 쉽게 개념을 익힐 뿐더러 말하기나 쓰기로의 문법 활용도도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탁월한 결과를 보여준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생애 첫 문법 공부는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를 고민해 보도록 한다.

 

첫째, 영어문법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영문법은 영어를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데 있어서 정확성을 뒷받침해주는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따라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 듣는 데 있어서 절대로 방해요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말하기와 쓰기를 하는 데 있어서도 문법적 정확성 여부를 지나치게 지적하지 말고,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좀 더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인식시켜야 한다.

 

둘째, 어려운 일본식 한자표현의 문법용어가 영문법을 망친다. 의미 있는 영어 예문을 통해 학습자가 스스로 영문법의 원리를 깨우치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용어를 잔뜩 열거해가면서 언어습득의 회로를 혼란시키면 절대로 안 된다. 영문법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비교, 대조 분석을 학습자의 지적 수준에 맞춰 잘 구성해 주면 쉽고, 재미있게 영문법을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문법의 ‘정오판단(Error Recognition)’보다는 실제 구사능력이 중요하다. 새롭게 시행될 토플 시험에서 문법 평가가 빠진 이유는 간단하다. 신설된 말하기와 강화된 쓰기를 시켜보면 문법 실력이 명백히 드러날 수 있는데 굳이 문법 영역을 따로 두고 평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넷째, 많이 듣고 많이 읽는 것이 능사다. 우리말 습득이 그러했듯 수준에 맞는 쉽고 재미있는 말과 글을 지속적으로 흥미롭게 듣고 읽는 것보다 더 훌륭한 영어 문법 학습은 단언컨대 없다. 어느 중학생 토익 만점자는 무려 1000권에 달하는 영어 책을 읽었다는 것에 주목해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김기훈 ㈜쎄듀 대표이사·메가스터디 외국어영역 대표강사)

 
js0175764476

안녕하세요. js0175764476의 블로그입니다.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