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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아름다운 낙안마을에 버려진 양심

by 걷기동행 2006.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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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낙안마을에 버려진 양심


낙안읍성은 순천시 낙안면에 소재하고 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넓은 평야지에 축조된 성곽으로 성내에는 관아와 100여 채의 초가가 돌담과 싸리문에 가려 소담스레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 『대동여지지(大同與地志)』, 『여지도서(與地圖書)』, 『세종실록 지리지(世宗實錄 地理志)』등에는 낙안읍성에 대해서 자세히 기록을 하고 있다.


낙안은 삼한시대에는 마한(馬韓)의 54국 중 신분활국(臣墳活國)이었으며, 백제시대에는 분차(分嵯), 분사(分沙), 부사(夫沙)라고도 불리 운 파지성(波知城)이었다. 통일신라 경덕왕 16년에는 분령군(分嶺郡)으로 조양(兆陽), 충렬(忠烈), 백주(栢舟), 동원(董原) 4개의 속현(屬縣 현 보성군, 고흥군 일대)을 가졌다. 고려시대에는 태조 23년(940년)에 양악(陽岳), 낙안(樂安)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 뒤 고려 헌종 9년(1018년)에는 나주부(羅州府)에 소속되었고, 고려 명종 2년(1172년)에 감무(監務)를 두었다가, 뒤에 다시 지군(知郡)으로 승격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세조 12년(1466년) 지군(知郡)에서 군수(郡守)로 고쳤으며, 중종 10년(1515년) 군내에서 불미한 사건이 발생하여 현령(縣令)으로 격하되었다가 선조 8년(1575년)에 다시 군(郡)으로 승격하였다.


19세기말까지 낙안 군수는 순천진관병마동첨절제사(順天鎭管兵馬同僉節制使)를 겸했다. 순종 1년 (융희 2년) 1908년 10월 15일 칙령 제72호로 낙안군이 폐지되면서 순천군 낙안면이 되었고, 1949년 8월 14일 순천읍이 시로 승격되면서 승주군 낙안면이 되었다가, 1995년 1월 1일 시군 통합에 의하여 순천시와 승주군이 통합됨으로써 현재의 순천시 낙안면이 되었다.


낙안읍성은 대개의 성곽이 산이나 해안에 축조된데 비해, 들 가운데 축조된 야성(野城)이다. 외탁(外托)과 내탁(內托)의 양면이 석축으로 쌓여 있는 협축(夾築)으로 이루어졌다는 큰 특징이 있다. 성곽의 길이는 1,410m, 높이 4∼5m, 넓이 2∼3m로서 면적 41,018평으로 성곽을 따라 동서남북 4개의 성문이 있었으나 북문은 호환(虎患)이 잦아 폐쇄하였다고 전하여 오고 있다. 동문은 낙풍루(樂豊樓) 남문은 쌍청루(雙淸樓) 또는 진남루(鎭南樓)라고 하고 서문은 낙추문(樂秋門)으로서 성문 정면으로 ㄷ자형 옹성(瓮城)이 성문을 외워 감싸고 있다. 이는 적이 침입을 할 때 성문에 접근을 하지 못하게 할 수 있으며, 앞뒤로 협공을 할 수 있도록 함이다.


1983년 6월 14일 성과 마을(동내리, 남내리, 서내리)이 국내 최초로 함께 사적지(사적 제302호)로 지정이 되면서 1984년부터 3∼4년에 걸쳐 복원작업이 완료되었다. 여장은 동문(낙풍루), 남문(쌍청루) 주변만 복원된 상태이고, 서문(낙추문) 옆 성곽에도 여장이 복원될 계획으로 있다. 2002년 10월 31일 전남도 문화재위원회는 한국의 전통적인 시골마을의 정취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 순천시 낙안면 낙안읍성 마을을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으로 신청하기로 결정하고 낙안읍성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이하여 낙안읍성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들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다가보니 참으로 아름다운 마을이란 생각이 든다. 성벽이 남아있는 상태도 그렇거니와(일부는 복원이 되었지만) 초가집들의 돌담장이 연이어져 있고, 담장을 타고 오르는 담장이 넝쿨들이 있어 운치를 더하고 있다. 그런데 돌아다니다가 보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이 더러 있다. 전날까지 축제를 했다고는 하지만 여기저기 널려 있는 쓰레기들과 집 뒤꼍에 초가와는 어울리지 않는 플라스틱 재질로 된 듯한 눈에 거슬ㄹ리는 시커먼 굴뚝이 그렇다. 이 멋진 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굴뚝이라니. 동헌의 굴뚝 연도는 돌로 잘 다듬어 놓았는데 사람이 살고 있는 초가라고 해도 좀 더 운치 있는 굴뚝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모르겠다. 그런 것이야 얼마든지 고칠 수가 있다. 그리고 한번 멋지게 만들어 놓으면 한참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니 하루 빨리 보기 좋고, 초가와 어울리는 굴뚝으로 교체해 주기를 바랄뿐이다.


문제는 양심을 잃은 사람들이다. 이 아름다운 고장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어찌 그리 함부로 쓰레기들을 버릴 수가 있는 것일까? 꼭 이 곳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고, 외국인들도 자주 눈에 띠는 그런 문화유적지에 마구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지 용납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좀 더 성숙한 관람문화를 보여줄 때고, 내 나라의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이루어가는 유적지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축제를 마치거나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간 자리에 마구 버려지는 쓰레기들, 양심을 버리고 간 사람들의 생김새를 공개라도 해야 할까 보다.(2005, 5, 3)

 

 

아름다운  낙안읍성 내 초가들 -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노란 유채꽃과 잘 어우러지는 초가.

 

 

끝없이 이어지는 돌담 길 - 성안 전체가 돌담으로 이어진다.

 

 

담장이 넝쿨이 아름다운 담장 - 동헌의 담장이다.

 

 

동헌의 장독대 - 담장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조화롭게 설치된 동헌 뒷뜰 굴뚝과 연도.

 

 

초가와 어울리지 않는 볼썽 사나운 굴뚝.

 

 

군데군데 쌓여있는 쓰레기들 - 버려진 양심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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