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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뉴스레터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행태 지적

by 걷기동행 2013.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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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행태 지적
- 마음의 상처를 입은 보육교직원들의 고통은 누가 해결해주나 -

 

최근 어린이집을 둘러싼 부정적인 기사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저질급식, 아동학대 등의 문제를 일으킨 어린이집은 사회적 비난을 받아 마땅하며, 이들과 보육현장에 있는 보육교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영유아들의 안전한 보육환경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날카로운 언론의 질타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어린이집을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국민들 정서에 편승해 언론에서 자극적인 기사제목을 달고, 극히 일부 보육교직원의 부정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해 학부모와 국민들에게 전체 어린이집과 보육교직원에 대한 나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이러한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행태는 어린이집을 향한 국민들의 불신에 부채질만 하는 격이 돼 현재 선량한 보육교직원들까지도 국민의 비난여론을 감당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 이러한 보육교직원들의 정신적인 고통은 고스란히 어린이집 운영에 지장을 초래해 또 다른 피해를 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이하 ‘한어총’)의 정광진 회장은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쓰고 나면 그만이라는 식의 무책임한 보도행태가 남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힘들고 열악한 보육환경에서 묵묵히 애써온 보육교직원들의 자긍심과 사기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언론에서 보도된 것 중에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진 경우도 있는데, 언론은 보도한 이후에는 사건에 관심을 끄고 사실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천 H어린이집의 짐칸사건, 충남 당진의 K어린이집 등은 사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를 보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인천 H어린이집 짐칸사건 관련,
트렁크 부분에 좌석 2개가 설치된 산타페SUV(7인승 승합차) 2000년식 차량

지난 2013년 5월 31일경 한 제보자가 인천 H어린이집 원아 약 7-8명이 자동차 트렁크에서 내리려고 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사진을 촬영해 인천시청과 남동구청에 신고한 뒤, 해당 사건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했다. 이에 관할 구청이 조사에 나섰고, 누리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언론은 6월 4일경 안전을 문제 삼으며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짐짝같이 트렁크에 태웠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어린이집이 사용한 차량은 트렁크 부분에 좌석 2개가 설치된 산타페SUV(7인승 승합차) 2000년식으로, 이는 개조차가 아닌 아이들 좌석으로 최초 출고된 차량이며, 당시 운전기사, 교사 1명, 아이들 8명이 탑승하였고, 아이들 4명은 운전석 바로 뒷좌석에, 나머지 4명은 트렁크 부분에 설치된 2개의 후방향좌석에 2명씩 나눠 앉은 상태였다. 해당 사진을 올린 제보자는 이미 6월 3일경 “원에 가서 직접 확인했다, 트렁크에 8명 정도의 아이가 두 줄로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사실이 아니었다”며 “확실하지 않은 상황을 제 판단대로 글과 사진을 올린 것은 섣부른 행동으로 왜곡된 소문이 증폭되어 해당 어린이집 원장님과 학부모님께 심려를 깨쳐드려 죄송하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어총은 “제보자가 기사 작성일 이전에 이미 온라인 게시판에 제보내용을 정정하고, 해당 어린이집에 사과하는 내용을 게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에 대한 비난어린 사회적 분위기를 틈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그대로 보도해 해당 어린이집을 일방적으로 매도한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당진 K어린이집 바늘학대 사건,
해당 어린이집 원장 무혐의로 사건종결

2012년 9월 4일경 충남 당진의 K어린이집에서 18개월 된 여자아이의 발바닥을 바늘로 찔러 학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이의 부모는 아이의 발바닥에 난 상처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어린이집의 바늘학대’를 의심하면서 아동학대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경찰서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언론은 아이의 부모가 올린 영상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어린이집에서 바늘학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아동의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며, 아이 부모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전달했다.

그러나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부모는 아이의 양말을 벗기자 발바닥이 바늘에 찔린 것처럼 보였다고 하지만, 그날 아이는 양말을 신기지 않고 집으로 갔었다. 또 피해를 당했다는 아이를 대동한 채, 안산에서 쇼핑을 즐긴 점과 항의전화가 어린이집 귀가 후인 오후 11시경에 왔다는 것 자체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에는 CCTV가 없어 아이가 하교한 후 아파트 CCTV를 확인한 결과 그동안 알려진 사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아픈 아이를 데리고 타 지역에서 쇼핑을 한 점, CCTV 결과 아이가 정상적으로 걸어 다니거나 뛰어다니고 있는 점, 양말을 신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양말을 벗기고 확인했다는 점이 사실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결국 경찰 수사 결과 K어린이집의 바늘학대는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어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됐다. 현재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아이의 부모로부터 사과를 받고 서로 화해했으며, 아이의 부모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상태라고 밝혔다.

  
어린이집에 대한 집중난타식 보도
문제해결에 도움 안 돼

요즘 어린이집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문제들로 인해 어린이집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철저한 지도감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의 어린이집을 대표하는 한어총 역시 어린이집 운영의 비리척결과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필요성을 가슴깊이 인식하고 있다. 이에 한어총은 “전국의 시․도어린이집연합회를 통해 ‘아동학대 방지 및 부정행위 근절을 위한 보육교직원 결의문’ 선서를 하도록 하는 등 자정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예방교육과 캠페인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한어총은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재빠르게 보도하고,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사회의 감시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언론이 가진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성급한 보도나 한 쪽 당사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전달한 편파적인 보도는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직원들 모두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게 해 무고한 언론피해자를 양산하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이로 인해 어린이집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되고, 보육서비스의 질이 떨어져 그 피해는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는 영유아와 학부모들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무분별한 보도는 사건사고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언론은 사실에 입각하여 신중하고 균형 있는 보도를 하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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